특별한 독후활동이 아니어도, 어른이 그림책의 글자를 읽어 주고 아이는 그림을 읽는 과정이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다음으로 좋은 것은 책을 읽으면서 나누는 대화입니다.“나는 정답을 알고 있으나 너는 아는지 확인해 보겠다.”는 태도로 문제를 내거나, “이 책에서 배울 점은 이러이러한 것이니 너도 이렇게 하라.”는 식의 훈계는 아이들로부터 독서의 재미를 빼앗습니다.“나는 이 부분을 이렇게 느끼는데 너는 어때?”와 같이 서로 생각과 느낌을 나누고, 동등한 입장에서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대화가 함께 책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킵니다. 아이의 생각에 귀 기울이고 섬세하게 반응해 주세요.

아이가 어리다면 어른 무릎에 아이를 앉히고 그림책을 함께 봅니다.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 읽어도 좋고, 엎드리거나 누워 읽어도 괜찮습니다. 아이와 어른이 신체의 일부를 맞닿은 채 함께 책을 읽으면 서로의 느낌이 온전히 전해집니다. 동시에 웃음을 터뜨리거나 궁금해 하는 등 함께 책을 읽는 유대감이 더 커집니다.

책과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용하게 만듭니다. 텔레비전과 휴대 전화를 끄고, 아이의 표정과 몸짓에 집중해 주세요.

책을 읽을 때는 실감나게 읽어줍니다.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아이가 스스로 글을 읽고 싶어 하면 한 쪽씩 번갈아 나누어 읽어도 좋습니다.

아이가 그림을 오래도록 쳐다보면 찬찬히 볼 수 있도록 기다려 줍니다. 그림책의 그림을 읽는 것은 글자 너머의 의미를 발견하는 아주 좋은 정독 연습입니다. 글자만 읽고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림의 의미를 충분히 읽도록 해 줍니다.

아이가 아끼는 인형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 줘도 좋습니다. 인형은 아이가 좋아하는 대상이고, 더듬거려도 지적하지 않고, 자신보다 훨씬 책을 못 읽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이러한 과정을 통해 읽기 능력이 향상되고, 무엇보다 아는 것을 나누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미취학 아동에게는 책을 한 번에 긴 시간 동안 읽어주는 것 보다 30분 이내로 읽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독해력을 키우고, 좋은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데는 꾸준한 책 읽기가 중요합니다. 책 읽는 시간이 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책을 읽어주려 하지 말고, 마라톤을 하듯 조금씩 천천히 고학년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읽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읽기에 약간 어려운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유치원이나 학교, 동네 학부모들끼리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놀이하는 모임을 만들면 지속적으로 책을 읽어줄 수 있습니다. 꾸준히 함께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동료 학부모들을 찾아 함께해 보세요.